경기남일보

[기자수첩] 13.3대 1, 청년 주거 정책이 답해야 할 숫자

수원 새빛청년존 151호에 2010명 신청…높은 경쟁률보다 주거 수요에 주목해야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6/09/02 [14:03]

[기자수첩] 13.3대 1, 청년 주거 정책이 답해야 할 숫자

수원 새빛청년존 151호에 2010명 신청…높은 경쟁률보다 주거 수요에 주목해야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6/09/02 [14:03]

▲ 이금로 대표기자    

 

151호에 2010. 평균 경쟁률 13.31.

 

수원특례시 역세권 새빛청년존 입주자 모집에서 나온 숫자다. 사업을 시작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3호 모집 당시 71이었던 경쟁률과 비교하면 청년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숫자만 보면 정책의 흥행이다. 하지만 기자의 눈으로 보면 조금 다른 의미가 읽힌다. 151호라는 제한된 공급을 놓고 2000명이 넘는 청년이 몰렸다는 것은 수원 청년들이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수요 신호이기 때문이다.

 

13.31, 왜 올해 더 높아졌나

 

이번 모집에서는 팔달구 인계동 4141호에 1,855명이 신청해 13.21을 기록했고, 권선구 권선동 1호의 공가 10호에는 155명이 몰려 15.51을 기록했다.

 

올해 경쟁률이 높아진 데는 정책 대상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신청 연령이 기존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되면서 수혜 대상이 넓어졌다. 여기에 역세권이라는 입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이라는 조건이 맞물렸다.

 

청년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월세와 보증금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과 교통비, 생활권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히 화려한 주택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일하고 생활하는 곳 가까이에 머물 수 있는 집이다.

 

높은 경쟁률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공급

 

그렇다면 13.31을 정책의 성공이라고만 평가해도 될까.

 

많은 청년이 신청했다는 것은 정책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151호를 두고 2,010명이 경쟁했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모집 결과를 단순한 일회성 청약 열기로 봐서는 안 된다. 연령 확대라는 제도적 요인이 있었지만, 저렴한 역세권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기존 공가 10호에 155명이 신청해 15.51을 기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 수원시가 답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이번에 확인된 2,010명의 수요를 다음 공급 계획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다.

 

청년 주거 정책의 목표는 높은 경쟁률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더 많은 청년이 경쟁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주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급을 확대하고 선택지를 넓히는 것에 있다.

 

수원시는 이번 모집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을 강화하고 새빛청년존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계획의 속도와 규모다.

 

13.31이라는 숫자를 역대 최고 경쟁률이라는 기록으로 남길 것인지, 청년 주거 정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지는 앞으로의 공급에 달렸다.

 

어쩌면 새빛청년존의 진짜 성공은 경쟁률이 내려가는 날일지도 모른다.

 

청년들이 집을 구하기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을 만큼, 수요에 맞는 주거가 충분히 공급됐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발행인 이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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