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일보

이금로 칼럼(47) 1500만 관광객보다 먼저,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수원’이어야 한다

이금로 대표기자 | 기사입력 2026/09/02 [11:05]

이금로 칼럼(47) 1500만 관광객보다 먼저,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수원’이어야 한다

이금로 대표기자 | 입력 : 2026/09/02 [11:05]

▲ 이금로 대표기자    

 

수원 방문의 해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불러오느냐보다 누구나 불편 없이 여행하고 오래 머물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수원시는 2026~2027년을 수원 방문의 해로 정하고 글로벌 관광도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비롯한 역사 문화 자원에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더하고, 연간 1500만 명이 찾는 도시를 목표로 관광인프라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관광객 증가는 지역경제에 분명 도움이 된다. 숙박과 음식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을 늘리고 도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것을 관광정책의 성공으로 볼 수는 없다. 많이 오는 도시보다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도시가 먼저다.

 

무장애 관광은 관광도시의 기본이다

 

관광은 관광지에 도착해 볼거리를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안내 정보를 얻고, 화장실과 식당을 이용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모든 과정이 여행이다. 장애인과 고령자, 어린이 동반 가족 등이 이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다면 관광도시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 것이다.

 

수원시가 추진하는 무장애 관광은 이런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다. 수원역과 수원화성 일대 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교통약자를 위한 관광버스 수원 행차와 열린 관광지 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무장애 관광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복지정책이 아니다. 유모차가 다니기 편한 경사로는 휠체어 이용자에게도 필요하고, 다국어 안내는 외국인뿐 아니라 모든 관광객에게 도움이 된다. 잘 정비된 보행로와 휴게시설 역시 관광 만족도를 높인다.

 

무장애 관광은 곧 관광 경쟁력이다. 따라서 수원시의 책임도 시설 설치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관광 약자의 실제 이동 동선을 직접 점검하고, 장애인·고령자·유아 동반 가족 등 이용자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관광지뿐 아니라 음식점과 숙박시설, 전통시장 등 민간 관광시설까지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

 

1500만 명보다 오래 머물고 다시 찾는 도시로

 

관광객이 수원화성만 둘러보고 떠난다면 지역경제에 돌아오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수원화성을 보고 행궁동을 걷고,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에서 식사하고, 야간 콘텐츠를 즐긴 뒤 숙박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수원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국제회의와 전시를 유치하고 반도체·바이오 등 지역 산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산업관광도 체류형 관광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관광정책의 성과지표도 달라져야 한다. 관광객 수뿐 아니라 평균 체류시간, 지역 내 소비액, 재방문율, 관광 만족도, 무장애 관광 이용률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특히 수원시는 관광객 숫자에 가려진 불편을 찾아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수원화성 주요 관광 거점부터 수원역과 행궁동, 전통시장까지 무장애 관광 동선을 전부 점검하고 끊어진 구간을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장애인과 고령자 등 관광 약자가 직접 참여하는 이용자 중심 평가 체계도 필요하다. 공공시설 개선에 그치지 않고 음식점·숙박시설·시장 등 민간 시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객 수에만 의존하는 평가에서 벗어나 체류시간·지역 소비·재방문율·관광 만족도 등 관광의 질을 매년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수원 방문의 해가 일회성 관광 캠페인이 아니라 수원의 관광 체질을 바꾸는 정책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을 끌어오는 것은 홍보와 마케팅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도시는 행정의 책임과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원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를 꿈꾼다면 이제 관광객 숫자만 좇아서는 안 된다. 한 명의 관광객도 이동의 불편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시 전체의 여행 환경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수원 방문의 해의 진짜 성적표는 몇 명이 찾아왔느냐가 아니다. 장애인도, 노인도, 어린이도, 외국인도 편하게 여행하고 오래 머물며 지역에서 소비하고 다시 찾는 도시가 됐느냐가 기준이어야 한다.

 

수원시가 지금 증명해야 할 것은 관광객유치 실적이 아니다. 무장애 관광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고, 관광의 혜택을 지역 상권과 시민에게 연결하는 실행력이다.

 

1500만 관광객이라는 숫자는 목표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수원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수원시는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오는 도시를 넘어, 누구도 관광에서 배제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수원 방문의 해에 수원시가 져야 할 가장 분명한 책임이다.

 

발행인 이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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